신문연재소설의 신문지면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작가나 작품섭외의 어려움과 신문 구독률,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점점 연재소설의 의미가 퇴색돼 가고 있는 것이다.

 신문연재소설이란 정기적으로 간행되는 신문에 연재하기 위해 쓰여지는 장편소설을 말하는데, 매일매일 연재되는 것에 비해 할당된 지면은 한정돼 있어 하루 연재되는 원고량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신문연재소설은 신문사 내 담당부서(문화부)의 회의를 거쳐 작가를 섭외한다. 보통 작가가 선정되면 선정된 작가에게 연락을 하여 연재의사를 묻고, 작가는 소설을 연재하기 전 10회 정도를 미리 쓰게 된다. 이는 미리 원고를 받아 검토를 하겠다는 의도이다. 그러나 연재소설은 어느 정도 알려진 작가들로 신중을 기해서 선정되기 때문에 한번 선정된 작가는 대부분 신문에 보통 6개월 정도 연재를 하게 된다.

 신문연재소설의 인기는 신문구독률과도 관계가 있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에 맡겨 지난해 8월 15일부터 한 달 동안 전국 18~69세 1만 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방문면접을 통해 실시한 가구 구독률(각 신문사나 잡지사의 정기 구독자수) 조사에서는 지난 2001년 51.3%였던 신문구독률이 34.8%로 크게 하락했다. 이처럼 신문구독률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신문연재소설이 발을 디딜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 1974년부터 1984년 동안 한국일보에서 연재한 황석영 대하소설 『장길산』의 연재 당시 때만 해도 신문연재소설은 독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이인직의 『혈의 누』, 이광수의 『무정』, 홍명희의 『임꺽정』, 심훈의 『상록수』, 정비석의 『자유부인』,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 김주영의 『객주』, 이문열의 『떠도는 자들의 노래』, 조정래 『한강』 등 우리나라 현대소설 걸작 대부분들도 신문연재소설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신문연재소설은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갔다. 서점에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것이 소설이었기에 몇 달씩 연재소설을 꾸준히 읽는 독자가 거의 사라진 것이다.

 또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신문에 연재되는 소설을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점점 신문연재소설을 읽는 독자도 줄 뿐더러, 소설을 신문에 연재하려는 신문사도 줄고 있다. 중앙일보 연재소설이었던 신경숙의 장편 『깊은 슬픔』은 1990년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였지만 신문연재 도중 여론이 좋지 않아 중단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중앙 일간지의 주요 신문연재소설을 살펴보면 우선 조선일보는 지난 2005년 10월부터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로 연재를 시작해 신경숙의 『푸른 눈물(리진)』, 현재는 김영하의 『퀴즈쇼』를 연재하고 있으나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가 연재되기 전까지는 신문지면에 일정하게 소설을 연재하지 않고 들쑥날쑥한 형태였다.

 중앙일보는 지난달까지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을 연재했으며, 현재는 소설을 연재하고 있지 않다. 『즐거운 나의 집』을 연재하기 전에는 1년 넘게 소설을 연재하지 않았고, 지난 1999년 12월 31일자에는 "신문 연재소설의 역할이 끝났기에 앞으로 소설을 연재하지 않겠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한국일보는 지난 2000년 10월부터 2001년 3월까지 황석영의 『손님』을 연재한 뒤로는 소설을 연재하고 있지 않으며, 한겨레도 지난 2004년 박범신의 『나마스테』와 2005년 10월 중순부터 2005년 11월 말까지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의 한일 공동소설 『먼 하늘 가까운 바다(사랑한 후에 오는 것들)』을 연재한 뒤, 지난 6월 황석영의 『바리데기』 연재를 마감하고 현재는 소설을 연재하고 있지 않다. 동아일보는 최근에 연재된 소설이 없다. 이처럼 현재 중앙 일간지에서는 조선일보를 제외하고 연재되고 있는 소설이 거의 없다.

 이렇게 각 일간지들이 신문에 소설을 연재하지 않는 가운데 신문연재소설의 선정성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화일보의 연재소설인 이원호의 『강안남자』가 대표적인데 어린이에서부터 청소년, 성인할 것 없이 모두 읽을 수 있는 신문연재소설에 이런 선정성 논란이 벌어지자 정부는 신문잡지의 연재소설 등을 지난해 12월 19일 청소년보호법상의 유해성 심의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렇게 선정성 논란을 일으킨 『강안남자』에 대한 제도적 개선 조치가 취해지면서 언론자유 침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조선일보 문화부 문학담당 김태훈 기자는 "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연재소설을 보려면 매일 신문을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인 것 같다"며 "문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문사에서 지속적으로 연재소설을 위한 신문지면을 할애해 줄 때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신문연재소설의 활성화를 위해 신문사에서 여러 소설가들에게 연재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해 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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