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분단사상 최초로 노란색으로 표시된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다. 이날 우리나라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역사적인 장면은 전세계에 생중계 됐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평양에서 진행된 상봉과 회담에서는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발전과 한반도 평화, 민족공동의 번영과 통일을 실현하는데 따른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협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한 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 적극 구현해 나가며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해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을 기조로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또한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서해북방한계선(이하 NLL)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음으로NLL이 어떤 선인지, 이를 두고 '영토선'이나 '군사적 경계선'이라고 주장하는 측과 그렇지 않다는 측으로 갈라졌다.

 

 이에 지난 23일 원광대신문사에서는 지난 2일 진행된 노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우리대학 재학생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노대통령의 이번 방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번 방북이 우리민족의 고통을 해소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가 46.7%(99명), '정권말기의 이벤트에 불과하다'가 27.36%(58명), '한반도 평화정책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가 25.94%(55명)로 집계됐다.

 

 이번 '2007 남북정상회담'에는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이다. 특히 '종전선언을 위한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의 한반도 개최' 합의는 남북통일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 남북 두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의 가능성을 개진한 이와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핵 폐기를 하고 미국이 생각하는 종전선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는 질문에는 '할 수 없을 것이다'가 65.57%(139명)로 집계돼 '할 수 있을 것이다' 34.43%(73명)보다 거의 2배 정도의 차이가 났다.

 

 노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가진 여야 정당 대표 및 원내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NLL에 대해 "휴전선은 쌍방이 합의한 선인데 이것은 쌍방이 합의하지 않고 우리가 일방적으로 그은 선"이라고 발언했다. 이로 인해 남북정상회담 후 6.25 전쟁 이후 역대 정부가 지난 50년 동안 실효적 지배를 해온 NLL에 대해 노무현 정권이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나선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NLL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는 '단순한 군사적 경계선이므로 조정이 가능하다고 본다'가 56.6%(120명),'영토선으로 봐야 한다'가 43.4%(92명)로 나타나 노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체로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노대통령은 지난 19일 남북정상회담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때 북한이 남침에 대해 사죄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 '전쟁을 종식할 때 사과와 배상은 패전국에 부과되는 것'이라면서 법적으로 얘기하면 북한은 패전한 당사자는 아니며 우리 쪽 요구사항이 그렇다 할지라도 현실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대통령은 "사과를 받기 어렵다고 해서, 또 받지 못했다고 해서 정전체제를 그대로 가져가자고 하는 것도 현실이 아니다"라면서 "사죄를 받아야 된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사죄를 받지 못하면 평화체제로 가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냐, 당신은 사죄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와 공동의 번영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로 제시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이번 '2007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조선일보>는 '국민과 다음 대통령 어깨에 지울 짐 명세서', <동아일보>는 '내용의 허실을 거품 빼고 냉정하게 직시하자'는 태도를 보여 앞으로 전개될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수구세력의 대대적인 도전을 예고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일부 보수언론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한 결과 '지나치게 보수적인 비판이다'가 71.7%(152명)로 '올바른 견해이다' 28.3%(60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일부의 보수적인 시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한편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볼 때 남한의 흡수통일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가 52.36%(111명), '바람직하다' 47.64%(101명)로 집계됐다.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응답한 52.36%(111명) 중 '바람직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가 44.14%(49명), '경제수준의 차이 때문에'가 18.92%(21명), '통일경비 때문에'가 17.12%(19명), '기타'가 19.82%(22명)로 조사돼 문화와 경제 차이로 인해 흡수통일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본다면 향후 몇 년 뒤에 통일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11~20년 뒤'가 33.02%(70명), '21년 이상'이 32.08%(68명), '통일은 되지 않을 것이다'가 20.75%(44명), '5~10년 뒤'가 14.15%(30명)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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